제주 서귀포 숨은 비경 고살리숲길과 속괴

 

제주 서귀포 숨은 비경 고살리숲길과 속괴

 

7월, 비가 많이 오던 제주

점심 먹기 전에 가볍게 산책하려고 갔던

고살리숲길

 

고살리숲길은 서귀포시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제주 한라산 남쪽 첫 마을인 남원읍 하례 2리 마을의 상징으로,

고살리는 계곡에 샘을 이룬 터와 주변을 말한다고 한다.

제주 곶자왈(숲과 돌이 하나로 된 숲)을 온전히 보여주는 숲길이다.

 

 

주차장이 딱히 없어서 입구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앞쪽에 차를 한 3~4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다.

좀 많이 좁기 때문에 차가 많다면

맞은편 '선덕사' 쪽 주변에 대길 추천한다.

 

아주 조용하고 관광객 자체가 많이 안 보이는 곳이다.

숲길이고 많은 생명체들이 사는 곳이라 모기 또한 많다.

하필 내가 간 날이,

비가 오다 말다 반복했던 습한 날씨여서

모기가 특히 많았다.

 

입구에서 모기기피체를 꼭 넉넉하게 뿌리고

반바지와 샌들(슬리퍼)보단,

긴바지와 얇은 긴팔, 운동화 종류 추천한다.

 

실제로 걸으면서 귓가에

위잉- 하는 모기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ㅎㅎ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입구를 들어섰는데,

딱 들어서자마자 촉촉한 숲내음이 솔솔 난다.

 

오전에 비가 왔어서인지

바닥이 상당히 촉촉하고 물기가 많았다.

 

 

어찌어찌 걷다 보니 몇백 미터를 들어갔는데,

바닥이 굉장히 질고, 무르고

나뭇잎들이 젖어 미끄럽고,

이기까지 더해져서 상당히 긴장하며 걸었다.

 

방문했던 날의 바닥은 대부분 이런 상태.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조심했다.

 

 

거의 외길이라 코스는 어렵지 않다.

중간중간 나무에 '고살리탐방로' 리본이 매달려 있어서

길을 헤맬일은 없다.

 

간혹 중간에 양갈래길처럼 나오긴 하는데,

누가 봐도 넓은, 길처럼 보이는 곳으로 계속 걸었다.

 

 

가도 가도 이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

 

습한 숲길이라 그런지 이런 버섯들도 보이고,

 

중간에 이런 빛 내림도 볼 수 있다.

 

우측에는 계곡길이 살짝씩 보이는데,

어째 물이 많이 말라서 거의 바위와 돌만 보인다.

 

제주 어딜 가도 항상 있는 돌탑이

여기에도 당연히(?) 있었다.

 

가다 보니 돌담길도 보이고,

개인집처럼 보이는 건물도 하나 있다.

 

워웍도라는 표지판도 보이는데,

하례리 공동목장 구역이라고 쓰여있었는데,

몇백 년 묵은 귤나무도 있다고 한다.

 

이 큰 나무가 거의 중심부인 거 같다.

 

난대림의 상록수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인위적으로 가꾸어지지 않은 숲길이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숲 전체가 굉장히 조용하고 촉촉한 편이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숲길이다.

 

고살리숲길 총코스는 2.1km이다.

930m쯤 걸어왔을 때

내가 목적지로 싶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속괴 표지판

속괴 표지판이 있고, 바로 밑에 속괴가 있다.

 

제주 숨은 비경 '속괴'

고살리에서 700m 지점으로 사시사철 물이 고인곳이다.

제주의 하천은 대부분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인데,

하천 상류에 물이 고여 큰 웅덩이를 이루어 속괴라고 부른다.

 

속괴는 제주의 토속신앙터로 기도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라고 도 한다.

우천 시에는 폭포가 아주 멋있다고 한다.

 

 

속괴 물가 바로 앞에는 이렇게 돌이 겹겹이 쌓여있다.

사실 내려가서 정면으로 속괴를 바라보고 싶었는데,

내려가는 길이 험하기도 하고,

비 온 후라 너무 미끄러워서 내려가질 못했다.

계곡에 한번 빠져 죽다 살아난 후로... 많이 조심하게 된다.

 

제주 하천에선 비가 오면 대부분 지하로 다 스며들어

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

속괴는 늘 이렇게 물이 고여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뭔가 오묘한 느낌이 나는 곳이다.

 

속괴

약간 구도를 바꿔서 최대한 정면처럼 보이게 찍었다.

신비롭다.

물 위에 떠있는 뭔가의 찌꺼기들이 마치 별처럼 보이기도 하고,

녹조 같기도 하지만, 신비로움이 더 강한 속괴다.

 

 

 

이날 발목을 잡아주는 샌들을 신고 들어갔는데

너무 후회했다.

길이 미끄럽기도 했지만,

길에 대부분 돌이 많아서 발이 좀 아팠다.

중간중간 오르막, 내리막 길도 살짝 있어서

트레킹화가 적절할 것 같다.

 

속괴에서 사실 더 들어가야

고살리숲길 비석이 보이는 곳까지 가는 건데

비가 오다 말다 하는 좋지 않은 날씨와,

너무 습해서 많이 지쳐

그냥 돌아 나왔다.

 

비 온 다음에도 촉촉하고 운치가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 되도록 맑은 날 가는 걸 추천하고 싶다.

 

제주 숲길, 산책길 많이 다닌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기도 하다.